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9기 글쓰기 세미나 후기] 나만의 작은 글쓰기 공장 운영하기
    Extracurricular Activites/글또 2024. 2. 5. 13:27

    넋두리

      블로그를 시작한지 어언 2년.. 글쓰기가 습관으로 자리잡지 않아서 글또를 시작한지는 벌써 1년이 되었다. 두 번째로 참여하는 글또이지만 여전히 글쓰기의 시작은 부담스럽다. 주적은 게으른 완벽주의이다. 이름부터 마음에 안 드는 이 친구가 저항감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9기 중반이 되었는데 제출한 글이 1개이다.🙄 게으른 것도 맞는데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잘 하고 싶은데 내가 지금 걷고 있는 불편의 다리는 꽤 길다. 정말 길어서 울고 싶다.

     

    어머 나잖아..?

     

      난 무엇이 되었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시도 자체를 많이 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더이상 학생이 아니고 누구도 나에게 학습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즐거움이라는 동기가 없다면 오래 가지 못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변태가 아니기에 글쓰기는 너무 재밌어~!는 죽을 때까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니 프로가 될 필요가 있으며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변태적인 집착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득 김영하 작가님이 알쓸인잡에서 남은 인생을 고등학생처럼 살 필요가 있다고 하신 게 떠오른다. 

     

    멋있엉... (출처: tvN)

      우리는 인생을 한 번만 살 수 있고, 인생의 수많은 어려움을 전공지식으로만으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고등학생처럼 잡학을 해야한다는 메세지였다. 갑자기 '프로, 변태적, 성공적'에서 '잡학'으로 점프했는데 다시 돌아와서,, 나는 프로가 된다는 건 언제나 고등학생처럼 산다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한 번 뿐이기에 목표를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치열하게 도전하고 하나의 목표를 이루면 또 다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나가는.. 대신 치열하게 사는 이유가 '실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고등학생 시절은 불행했다. 코끼리를 상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상상하게 되듯, 실패하지 않으려고 하면 실패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실패하게 된다. 그러니 즐거운 마음으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즐겁지가 않다. 또 과도기가 온 건지 나에게 기대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는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무력감이 지속되는 것이 괴롭다. 코딩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고 원대한 계획과 그렇지 못한 실행력의 괴리가 쓰다. 이직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급해져 계획을 가장 작은 단위로 쪼개는 작업에 힘을 쏟지 않고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것도 이유이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컴팩트하게 끝내지 못 한 채 '이것도 필요한 것 같은데?' 하면서 살을 붙이게 되는 것도 이유인 것 같다. '이 길이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일까?'라는 두려움도 살짝 있다. 그래도 사람은 가질 수 있는 것을 욕망하게 된다고 하던데 이 정도로 잘 하고 싶으면 최소한 이 길에 나를 맞출 수는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중이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특정 기업에 들어 가기 위해 애쓰는 개발자가 아니라 어느 기업이든 필요로 하는 개발자가 되는 것, 문제 해결에 있어서 본질적인 접근이 가능한 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원인을 파악하며 여러 가지 대안 중에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잘 아는 사람이 말이야... 엉? 그래, 요즘 즐겁지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거구나.. 잘 못해서...! 잘 하려면 연습을 해야지 이 사람아.. 연습을 게을리했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현재 글쓰기의 문제점을 다시 파악하고 나만의 작은 글쓰기 공장을 잘 운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도식화해봤다. 

     

     

    문제 현황 및 해결 방법

      요즘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집중이 안 되는 것이다. 공부하다가 잡생각이 들면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다. 24시간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데 집중력 박살났을 때를 빨간 색으로 표시한다. 양호한 날도 많지만 한번 잡생각에 빠지는 날은 집중이 깨진 것을 인지하기도 힘들다. 본질적으로 왜 잡생각이 드는가.. 들여다보면 욕심때문인 것 같다.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 괴로워하는 시간이 길다. 목표를 낮추고 싶지는 않으니 목표를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나누는 게 급선무다. 또,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한 것 같아 인스타와 유튜브 앱을 지웠다. 

    제정신일 때 vs 제정신 아닐 때
    우울도 습관이다... 충분히 많이 흔들려봤자나?! 넘 좋은 글귀,,

      또 글쓰기 중간에 핸드폰 확인하는 못된 습관이 있는데 최근 지인을 통해 '열품타'라는 좋은 앱을 사용해봤다. 공부할 때 활성화시키면 다른 앱의 사용을 막아준다. 몇 번 사용하다가 귀찮아서(사실: 공부 중에 딴짓 하고 싶어서) 안 썼는데 다시 써봐야겠다. 또 글쓰기 시간에 제한이 없었다. 그래서 글쓰다가 잡생각이 들어버리면 시간이 무한정 늘어지는 매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래서 9기 50%가 지난 현 시점에 제출한 글이 단 1개이다. 광광... 따라서 서론 작성에 30분, 본문 작성에 2-3시간, 결론 작성에 10분 타임아웃을 걸어보려고 한다. 물론 글쓸 때마다 소재에 따라서 본문 작성 시간은 조정할 것이다. 또 글쓰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글 포맷을 스니펫으로 관리해주는 'Alfred' 앱을 사용하고 글 작성 중에는 절대 구조를 변경하지 않으려고 한다.

     

    문제 현황 해결 방법
    공부하다가 잡생각이 폭포처럼 밀려듦 스쿼트 100회?(이게 맞나), 공부를 왜 하고 있는지 다이어리에 한 줄로 적기
    글쓰기 중간에 핸드폰 확인하는 습관 열품타 앱으로 공부 방해 금지 모드 on(다른 앱을 사용할 수 없음)
    글쓰기 시간에 제한이 없음 서론 작성에 30분, 본문 작성에 2-3시간, 결론 작성에 10분 타임아웃 걸기
    글 작성 중 구조 변경 사람이니 도구라는 것을 써보자. 글 작성 전 Alfred로 글 포맷을 불러오고 작성 중에는 절대!(웬만하면) 구조를 변경하지 않는다.  

     

      Alfred에서 글 포맷을 스니펫으로 관리해주는 기능은 파워팩에만 있어서 라이센스를 구매해서 바로 사용해봤다. 평생 라이센스는 59파운드, 약 10만원이다 ㄷㄷ.. 스니펫을 등록해두고 설정한 핫키를 입력하면 바로 스니펫이 복사된다. 많이 비싸지만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꽤나 만족스럽다. 반복작업 자동화(Workflows), 클립보드 기록(Clipboard History) 등 다른 기능들도 많아서 애용할 것 같다.

     

    Writing collection 실행을 위한 핫키 설정: 옵션 + S
    스니펫 등록
    핫키(옵션 + S)를 입력하면 스니펫이 복사됨!

     

    글쓰기의 프로세스화

      평소에 글감을 발견할 때마다 노션에 왜 흥미가 생겼는지 그 이유와 함께 글 소재를 저장해놓는다. 그 후 글 제출 텀이 2주이므로 2주 동안 공부와 글쓰기를 분리해서 진행한다. 1주차에는 글감 선정과 공부를 한다. 2주차에는 글 작성만 하기 위해서 1주차에 모든 공부를 끝낸다. 공부할 때의 주의점은 설정한 주제를 너무 확장시키지 않는 것이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려다보니 마무리도 잘 안 되고 생각만 해도 부담스러워서 시작에 대한 저항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공부를 하면서 독자를 설정하면 글의 범위를 한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예상 독자를 상상하며 세부 목차가 될 키워드도 정리한다.

     

      2주차 글 작성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열품타 앱을 켜고 다른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환경 세팅을 한다. Alfred를 통해 글 폼 스니펫을 불러와 세부 목차를 추가 후 제한 시간을 설정한다. 초안은 금요일까지 제출한다. 초안 작성의 핵심은 제한 시간 안에 '빠르게'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것이다. 초안이라도 절대 중간에 글의 구조를 변경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구조 설계를 확실히 해야하며 이는 글의 재료를 모두 소화하고 있는 상태가 전제되어야 함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다. 퇴고는 '정확하게' 다듬기가 핵심이며 일요일까지 진행한다.

     

     

     

    마치며

      글또 글쓰기 세미나를 수강한 후 자유분방한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나만의 글쓰기 프로세스를 다시 정리하고 도식화까지 해봤다. 글쓰기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짐도 다시 한 번 해본다. 글 구조 변경 금지! 제한 시간 안에 초안 작성하기! 완벽 주의는 퇴고할 때만 활성화시키자.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자. 그냥 하자. 그리고 성윤님의 말씀처럼 저항에 저항하자. 마지막으로 또 느끼지만 농익은 인사이트를 제공해주시는 성윤님과 글또 운영진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어떻게든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시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회고를 마무리합니다. 🙏 

     

    댓글

Designed by Tistory.